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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문화연구회

설립취지문

우리 민족은 고대부터 동북아의 맹주로 자리잡고 있었으나 4천여년간 수 많은 이민족異民族의 침략과 견제를 받으면서도 지구상에서 사라지지 않고 반만년의 유구悠久한 역사적 전통을 지닌 세계 인류사상人類史上 그리 흔치 않은 문화민족文化民族으로서 찬란한 빛을 발하며 이 땅에 살아왔다. 이는 우리 민족이 그러한 온갖 역경 속에서도 우리의 말과 글과 풍속·사상 등의 문화적文化的 전통傳統을 상실하지 않고 부단히 이어온 데서 기인하는 것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개화기開化期 이후 사회가 급격히 서구화西歐化하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우리의 언어·음식·음악·주거·학문 등에서부터 심지어는 사고방식에 이르기까지 모두 서구화를 이상理想으로 여기게 되었고 이러한 모든 분야에서의 서구화 경향은 급기야 우리의 전통은 비능률적非能率的인 것이고 따라서 무가치無價値한 것이라는 통념이 우리들 모두의 뇌리에 자리하게 되었다.

이제 우리는 전통문화傳統文化의 전승·계발과 선양이 이 시대의 중요한 과제의 하나임을 인식함과 동시에, 종래에 전통문화의 계발이 가시적可視的인 분야에만 편중되어 온 점을 지적하면서, 우리 조상들이 우리의 문화를 창출하고 이끌어 갔던 정신적精神的 측면의 계발에 보다 관심이 주어져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 하는 이들의 마음을 모아「사단법인 전통문화연구회」를 창립하고자 하는 바이다.

우리는 이러한 취지에 맞추어 전통시대의 문화를 창출하고 이를 이끌어 갔던 우리 선인들의 슬기와 경험의 집적인 각종 문헌을 조사·정리·평가하는 데 관심을 가질 것이며, 더 나아가서는 우리의 정신문화의 형성에 영향을 준 각종 동양고전의 번역飜譯과 고전강좌古典講座의 개설 및 이에 수반되는 연구지硏究誌의 발간·강연회講演會의 개최 등의 사업을 꾸준히 추진할 것이다. 이에 뜻을 같이 하는 이들의 많은 참여參與 있으시기 바란다.

1988년 4월 30일